"Le Roi des Vins, le Vin des Rois" 마시다


Chateau Gruaud Larose의 Saint-Julien Grand Cru Classe 2003을 마셨다. 20대에 이보다 비싼 와인 마시기 힘들다는 우리 L오빠님의 말에 허걱,했다. 와인을 가져와준 H오빠께도 무한한 감사를. 술자리는 슬금슬금 피하지만 와인이라면 나도 모르게 눈을 빛내고야 만다. 마시면서도 우유 마시는 고양이마냥 낼름낼름 아껴서 천천히 없앴다.

아직 마셔본 와인의 수는 미미하지만- 화이트 와인보다 레드 와인이 맛의 차이가 큰 것 같다. 그리고 와인이라면 대체로 잘 마시는 편이라 (그런데 좀 신분없는 수상쩍은 와인들은 알코올에 색깔 타놓은 것 같은 것들이 있다) 별로 많이 가리지는 않는다. 이 와인은 향이 풍부한 류는 아니었지만 고상한 맛이 있었다, 너무 떫지도 않고.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이 와인 2003년도산에 대해 "masculine"하다는 표현을 썼는데, 와인의 여성성/남성성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그 말이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다. Masculine한 와인이었어.

코르크를 슬쩍 가지기로 했는데- 며칠이 지난 지금도 코르크에서 그 와인 향이 난다. 아, 좋아라. H오라버니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사진을 찾느라 뒷조사를 하다 보니 이 와인이 나온 포도밭의 역사는 무려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군. (자세한 내용은 여기) 간단히 보자면 1778년에 Chevalier de Gruaud씨가 사위인 La Rose씨에게 물려주면서 라벨이 Gruaud-Larose가 되었다는 것이다. La Rose씨는 자기 포도밭에서 나온 와인이 귀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는 걸 보고 흡족하여 "Le Roi des Vins, le Vin des Rois", 즉 '포도들의 왕, 왕들의 포도주'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 말은 아직도 라벨에 쓰인다고 한다.

왕들의 포도주와 관련한 추억이 하나 생긴 것이로구나.
(돈 많이 벌어서 다른 추억들도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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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ée | 2008/07/01 18:14 | dining room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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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하느니삽 at 2008/07/01 19:55
좋은 와인 마신 것도 부럽지만, 20대인 게 젤 부럽네요. -_-
Commented by Josée at 2008/07/03 02:45
에잉 저는 경제적으로 자립한 고급인력 하느니삽님이 부럽구만유.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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